[FT스포츠] 전설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미국)이 19년 만의 프로복싱 복귀전에서 유튜버 출신 복서 제이크 폴(미국)에 무릎을 꿇었다.
2024년 11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는 타이슨과 폴의 정식 복싱 매치가 펼쳐졌다. 2분 8라운드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두 사람은 프로복싱 경기에서 보통 사용하는 10온스(약 283.4g) 글러브 대신, 14온스(396.8g) 글러브를 착용하고 링 위에 올랐다.
타이슨은 앞선 2005년 6월 케빈 맥브라이드(아일랜드)에게 KO패 당하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날 19년 5개월 만에 정식 복귀전을 치른 타이슨은 31살이나 어린 폴을 상대로 초반 두 라운드에서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고도 만장일치 판정패로 졌다.
1966년생으로 올해 58세인 타이슨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가벼운 몸 놀림과 빠른 펀치를 선보이며 제이크 폴을 위협했다. 하지만 경기 중반부터는 폴에게 연속 펀치를 허용하는 등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경기력에도 8라운드까지 버틴 타이슨은 끝내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0-3)를 당했다.
경기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승부가 타이슨의 완패일 거라고 예상했다. 공백기가 길었던 타이슨은 기대보다 선전했지만,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는 체력과 스피드로 한계를 실감했다. 이번 패배로 타이슨의 프로 복싱 전적은 59전 50승(44KO) 7패 2무효가 됐다.
2천 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겸 복싱선수 제이크 폴은 타이슨을 잡으면서 12전 11승(7KO) 1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제이크 폴이 소유한 회사 ‘MVP(Most Valuable Promotions)’에서 주최했으며 타이슨은 대전료로 2,000만 달러(약 279억 2,000만 원)를, 폴은 2배가 많은 4,000만 달러(약 558억 4,000만 원)를 챙겼다.
어느덧 50대 후반에 접어든 타이슨은 대결을 마치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할 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타이슨은 “나는 폴이 좋은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준비가 돼 있다는 것도 알았다. 아주 좋은 선수이며 절대적으로 존중받을 만하다”라며 제이크 폴을 칭찬했다.
“또 대결을 펼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무릎 부상으로 이날 무릎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나선 타이슨은 “부상을 당했지만 그걸 핑계 삼을 수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설의 복서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따낸 폴은 “마이크 타이슨, 정말 영광이다”라며 존경을 표했다. 폴은 “역대 최고의 선수인 타이슨에게 박수를 보낸다. 타이슨이 없었다면 오늘 나도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타이슨은 아이콘”이라며 거듭 상대를 치켜세운 폴은 “타이슨과 싸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영광이다. 정말 힘든 싸움이었고, 그럴 거라고 예상했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두 사람은 지난 14일 계체 행사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쳐 큰 이슈가 됐다. 당시 제이크 폴은 고릴라 흉내를 내며 타이슨을 도발했고, 이를 참지 못한 타이슨이 오른손으로 폴의 뺨을 때려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무대는 진행 요원들의 빠른 개입으로 더 큰 사태로 번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