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격투협회·단체, 스폰서 확보 통한 성장 위해선 '메리트 (merit)' 제시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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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격투협회·단체, 스폰서 확보 통한 성장 위해선 '메리트 (merit)' 제시 필수
  • 윤동희 기자
  • 승인 2018.05.1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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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타임즈=윤동희 기자] 현재 국내에서는 지역기반 동호회부터 전국 단위의 대형 단체·협회들이 주말 또는 공휴일, 때로는 평일에도 전국에서 수많은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제 단체·협회를 창립해 대회를 개최하는 경우, 선수(아마추어)들에게 출전 비용을 받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지역기반으로 단단하게 뿌리내리지 않았다면 월 단위 또는 분기단위 등 지속적으로 대회를 개최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이에 대한 주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 첫째로 '지원 부족' 이다. 

실제로 지역기반 단체의 경우 대회를 개최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협회·단체 주요 임원진이 부담 또는 관공서의 협조 등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특히 이러한 연고가 전혀 없는 중소단체들의 경우 소위 말하는 ‘스폰서’ 확보에 난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여의치 않은 경우 출전 선수들이 지급한 출전비까지 대회 개최 비용에 포함하기도 한다.

여기서 대회 개최 비용이란 링 설치(임대) 비용, 심판 비용, 장비 대여 비용, 트로피·상패 제작,현수막 제작 등 대회 개최에 드는 모든 제반비용을 뜻한다.

 

▶ 둘째로는 '선수 확보' 의 난점이다. 

퀄러티 있는 대회 개최를 위해 출전선수 모집을 원해도, 각 체육관의 유명 선수들은 통상 특정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보편화 되어있다.

각 체육관 또는 협회·단체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선수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어,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대체로 인맥을 이용해 선수를 확보하는 것이다.

 

▶ 셋째로는 '관객 확보' 의 어려움이다. 

통상 중소규모 단체의 대회는 소위 말하는 ‘우리만의 리그’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심지어는 특정 행사 또는 장소(야외)에서 개최하는 경우에도 유의미한 숫자의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 왜 ‘스폰서’(협찬)를 받기 어려울까?

 

필자가 취재를 위해 발로 뛰어 만나보았던 격투 협회의 대표(또는 임원)에게 대회 개최, 또는 협회(단체) 창립의 이유에 대해 물어보면, 대체로 특정 격투종목의 발전 또는 대중화 등 거대 담론(談論)을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명분에는 큰 관심이 없다. 단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어떤 ‘메리트’ 가 있는지에 주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지역기반 단체의 주요 스폰서 중 하나인 ‘관공서(및 해당 관공서의 수장, 지역 인사 등)’의 경우, 대회 개최를 통해 얻는 분명한 메리트가 있으며, 이러한 단체에서 후원하는 대회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메리트가 발생한다.

부연하자면,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경험 확보 및 트로피 획득 등,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대회에 참가할 메리트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관공서 등이 후원하는 경우에도  대회명 앞에 ‘OOO시 격투대회’ 등의 명칭이 따라붙고, 상패에도 위의 명칭이 붙어 홍보효과를 통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대회를 개최하는 단체의 수장(또는 지역 인사)의 경우에도 대회 현장에 방문해 자신의 이름과 행적을 알릴 수 있다.

즉, 관공서 입장에서도 지역민들에게 문화.생활.체육콘텐츠(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명분과 기타 이익이 있기 때문에 대회 개최 후원에 별다른 부담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사기업 또는 사조직의 경우 ‘피같은 돈’ 을 지출할 분명한 이유가 없다면, 당연히 지원(협찬) 또는 관람을 하지 않을 것이다. 티셔츠와 링 포스트, 또는 현수막 등에 해당 기업의 로고가 삽입된다 해도 보는 관객이 없다면, 당연히 홍보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후원한 만큼의 기대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휴대폰만 열면 유튜브 등 다양한 영상 플랫폼 채널을 통해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기를 언제든 볼 수 있는 시대에, 굳이 시간을 들여  ‘관람’ 해야될 뚜렷한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 대회장에 굳이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은 대회의 경험 및 상패, 상장 등의 메리트로 인해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대회에 참가하며, 관공서 및 단체의 수장 또한 합당한 메리트가 있지만, 일반 관람객과 기업 스폰서에게는 뚜렷한 메리트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 격투단체, '스폰서' 를 얻기 위한 조건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사기업 또는 사조직의 투자를 받아 성장하고 있는 격투단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스폰서가 얻는 이득을 분명이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옅볼 수 있다. 

그것이 많은 관중에 의한 단순 노출효과이든 또는 협회 차원의 홍보마케팅 지원에 의해서든, 양 쪽 모두에서든 말이다.

 

사진 = 현재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로 평가받는 UFC 로고, 배경에는 태극기가 있다/출처=UFC 코리아 공식 페이스북

 

그들의 주요 전략에 있어 ‘홍보’는 항상 빼놓을 수 없는 핵심요소다. 

자신들의 소속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도 홍보해주며, 포장해 주는 등 홍보활동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표현으로 '물심양면' 으로 돕는다.

이를 통해 소속 선수를 성장시키며, 또한 미래에 관객이 될 일반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쓴다. 이를 통해 은연중에 단체·협회의 역량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이점들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소속 선수들 뿐 아니라 실력이 있는 다른 단체의 선수들도 해당 단체에 진출하기 위해 애쓰기 시작하고 점차 실력있는 선수들이 모이게 되며, 이와 더불어 관객들이 모이고, 또 사기업 또는 사조직의 투자(협찬)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스폰서를 바라기 전에, 해당 단체의 스폰서가 됨으로써 얻게되는 ‘이득’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즉, 투자(협찬)를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투자환경을 구축하고,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력을 실질적으로 지속해 나가고 있거나, 또는 성공한 단체는 상술했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며, 중소단체의 경우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인것이 현실이다.

 

◆ 격투단체 및 협회, ‘메리트’ 에 대해 고민해봐야

 

생활체육 격투대회 등 다양한 중·소 격투대회를 취재하며 느낀 점은, 해당 중소규모 대회는 기업 및 일반이 투자하기 위한 '메리트' 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투자’ 란 기업의 일반적 투자는 물론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관람을 위한 '시간의 투자’, 그리고 체육관 관장 및 선수들의 대회 참가를 위한 시간 투자 등도 포함될 수 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세 가지 조건. 스폰서, 선수, 관객을 꿰뚫는 중심 이슈는 단 하나, 결국 ‘메리트’ 로 정의해 볼 수 있다. 

 

 

스폰서에게 메리트를 제시하고, 선수들에게 메리트를 제시하고, 관객들에게 메리트를 제공하면 된다. 메리트는 '상대에게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줘야 하는 것' 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 조차도 국내 격투 단체에서는 다소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협회 또는 단체의 대의 또는 무도를 추구하는 것도 물론 훌륭한 자세이지만, 그 대의조차도 업계 관계자가 아닌 일반 대중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면 뜻하는 바를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

선수들을 위한 지원이 됐든, 관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홍보가 됐든, 이를 바탕으로 한 사기업, 사조직의 투자 유치가 됐든 귀를 열고 적극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는 단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아닌 구체적인 계획성을 갖고 지속적, 유기적으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대회 개최 시, 시합을 준비하는 선수처럼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답게  철저한 비지니스 시각 확보와 그에 걸맞은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원활한 스폰서 또는 관객 수급을 바란다면, 내가 그들(스폰서, 관객)을 위한 '구체적인 홍보전략과 결과물 제시를 통한 스폰서의 이익 산출 제공 ' 과 '출전선수의 스타성' 등 그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메리트를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격투협회·단체 창단이 단발적인 시도가 아닌,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개방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다양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미래의 UFC' 탄생도 꿈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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